
이뮨온시아는 암 치료의 기준을 바꾸기 위한
면역항암제를 개발합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임박하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의 패러다임이 기술 중심에서 상업화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사는 ‘IMC-001’과 같이 2~3년 내 출시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입니다.”
최근 서울 강서구 이뮨온시아 R&D센터에서 본지와 만난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흐름과 맞물린 회사의 성장성에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이뮨온시아는 국내 최초 면역항암제 상업화에 도전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스스로 공격하도록 돕는 항암 치료제다. 여러 암종에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했고, 적응증을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암 유병률 증가, 기존 치료 대비 생존율 개선, 항체약물접합체(ADC)나 표적치료제와 병용요법 확산, 그리고 이중항체와 같은 차세대 면역치료 기술의 등장 등이 면역항암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뮨온시아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PD-L1 항체 ‘댄버스토투그(IMC-001)’와 CD47 항체 ‘IMC-002’, 이들 모항체를 기반으로 하는 이중항체 ‘IMC-201’이다. 각각 임상 2상, 임상 1상, 비임상 단계다.

김 대표는 “최근 각광받는 이중항체 시장의 중심축도 PD-1/PD-L1”이라며 “회사에 합류했을 당시 PD-L1 항체의 상업화를 놓고 내부 반대가 많았지만,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상업화한 것처럼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해야한다고 판단했다. 기술수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5년 후, 10년 후에도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그가 읽은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기술’ 대신 ‘검증된 기술을 어떻게 상업화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임상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김 대표는 “IMC-001은 임상 2상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약물이라고 확신하며, 현재 여러 기업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이뮨온시아는 최근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흐름과 가장 잘 부합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IMC-001은 NK/T세포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한 임상 2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79%, 완전 관해율(CR) 63%를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에 지정됐으며, 하반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를 신청할 예정이다. 임상 3상을 뛰어넘어 조기 상업화하는 시나리오다.
NK/T세포 림프종은 국내에서 매년 약 500명 안팎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희귀암이다. IMC-001의 출시 이후 3년 내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희귀암을 적응증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종양 돌연변이 부담이 높은(TMB-H) 고형암으로의 적응증 확장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고자 한다. TMB-H는 현재 미국에서만 제한적으로 승인된 영역으로, 진행 중인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이 확보되면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이나 공동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후발주자이므로 희귀암과 같은 틈새시장에서 빠르게 품목허가를 받고, 적응증을 확장하는 방식을 취한다”면서 “신속심사에 지정되면 심사 기간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 규제 리스크가 크게 감소해 기술이전 계약 과정에서도 훨씬 유리하게 작용한다”라고 말했다.
이뮨온시아는 IMC-001의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최근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김 대표는 “상업화 시점을 앞당기면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것”이라며 “항체의약품은 제조 공정만 해도 최소 2년 반 이상이 소요되며, 그만큼 준비가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모회사인 유한양행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약가 등재, 영업·마케팅, 유통 및 재고 관리 역량 등 초기 시장 안착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IMC-002는 CD47 계열 약물 개발의 한계로 지적된 정상 세포 결합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한 파이프라인이다. 기존 CD47 항체들과 달리 적혈구에 대한 결합이 거의 없도록 설계됐으며, 혈소판과 백혈구, T세포 등 정상 세포에 대한 비특이적 결합도 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CD47 항체는 한때 PD-1/PD-L1을 이을 면역항암제로 주목받았으나 애브비, 화이자, 길리어드 등 글로벌 빅파마들의 임상 중단이 꼬리를 물면서 개발이 위축됐다. IMC-002는 이런 한계를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발굴한 차세대 CD47 항체다. 간암 대상 병용요법 임상 1b상에서 ORR 30%를 확인, 다수의 글로벌 파트너 후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IMC-002의 우수한 임상결과를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했고 올해도 발표할 예정”이라며 “삼중음성유방암과 담도암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1b상에서 유의미한 유효성을 확보하면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기술이전의 성공, 둘째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의 확장이다. 기술이전과 직접 출시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면서 R&D 선순환 구조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술이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출시해서 환자들에게 효능을 확인하는 것이 진정한 신약 개발이다. 이뮨온시아가 이뤄나가겠다”라고 힘줘 말했다.